유럽에서는 트러플(Truffle)이라 불리는 송로버섯을 귀하게 여긴다.
못생긴 감자처럼 모양이 울퉁불퉁해 버섯처럼 보이지도 않지만, 고귀한 향과 독특한 식감으로 로마 시대 이전부터 사랑받아왔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미식가 브리아 사바랭(Brillat-Savarin)은 송로버섯을 ‘부엌의 다이아몬드’라 했고,
예부터 러시아의 캐비아, 프랑스의 푸아그라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3대 진미로 꼽혀왔다.
깊은 숲 나무 밑 땅속에 숨어 있는 송로버섯은 훈련된 개나 돼지가 냄새로 찾아낸다.
크로아티아·영국·스페인 등 유럽은 물론이고 호주나 칠레에서도 송로버섯이 나온다.
그러나 세계 최고로 꼽히는 것은 프랑스 남부 페리고르의 검은 송로버섯과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흰 송로버섯이다.
두 버섯 중에서도 이탈리아의 흰 송로버섯을 더 귀하게 친다. 검은 송로버섯보다도 몇 배 더 비싸다.
화이트 트러플은 블랙 트러플보다 수확량이 적고 신선도가 빨리 떨어져 고급 요리에서 블랙 트러플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신선한 흰 송로버섯을 만나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귀한 버섯을 맛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산 시즌에 산지를 직접 찾아가는 것이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에서 생산되는 알바산 화이트 트러플은 매우 희귀해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래서 매년 11월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랑게의 중심도시 알바(Alba)로 전 세계의 미식가가 몰려든다.
다 돌아보는데 10분도 채 안 걸릴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에서 흰 송로버섯 축제가 열린다.
축제 때는 경매가 열려 그 귀하다는 흰 송로버섯을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볼 수 있다.
생산자나 도매상에게 비교적 싼 가격으로 살 수도 있다.
화이트 트러플은 거위 간(푸아그라), 철갑상어알(캐비아)과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힌다.